해보다/식충식물을 키우다

식충식물 드로세라 아델라Drosera Adelae 키우기

우아한책장 2022. 7. 10.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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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는 끈끈이주걱 중 대형종에 속하는 식물이다. 보통 끈끈이주걱류는 성체 크기의 지름이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보다 작은 경우가 많기에 손바닥 정도의 크기는 대형종에 속한다. 그리고 크기가 큰 만큼 먹성도 좋은데, 일반 꽃집이나 농장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카펜시스(긴잎끈끈이주걱)과 머리카락을 정신없이 내뿜는 것 처럼 생긴 피리포미스를 비롯해 먹성 좋은 대표적 끈끈이다.

 

호주 북동부가 원산지로 동면하지 않는 종에 속한다. 처음 아델라를 데려왔을때 가장 큰 잎의 길이가 4~5cm정도였고 그다지 크게 자랄거라 생각하지 못하여 작은 화분에 키웠는데 점점 벌크업을 하는 모습에 바로 큰 화분으로 옮겨심어줬다. 옵션으로 스파튤라타도 가장자리에 심어놨는데 같이 잘 자라는 중이다. 

대다수 끈끈이들이 마찬가지이지만 저면관수로 키워야 하며, 새 잎이 돋아날때 동그랗게 말려있는 잎이 펴지면서 자라난다.  기존의 잎들은 새순에 밀려 땅으로 드러눕게 되는데 벌레와 함께 말라간다. 키우기는 매우 쉬운 편으로 밝은 빛과 60%정도 되는 일상적인 습도에서도 잘 자란다. 빛이 많으면 잎이 가늘고 붉은 색을 띄지만, 나 처럼 실내에서 키우는 경우에 잎이 넓어지며 초록색을 띈다. 잎의 폭은 최대 3cm까지 될 수 있다는데 내가 키우는 놈은 1.5~2cm 정도이다.

 

유튜브에서 식물에게는 해충에 속하는 뿌리파리를 잘 잡는 식물로 카펜시스가 많이 소개되는데 아델라도 그에 못지 않아 상당히 많은 날파리들을 잡는다. 야외에서 키우면 몇 mm단위로 벌레가 붙기 때문에 정말 지저분해질 정도이다. 생육 온도는 보통 20~30도 어느 중간 쯤에서 가장 잘 자라는 것 같으나, 울집(현재 7월 중순) 베란다 온도가 34도까지 올라가는데도 어찌저찌 버티면서 자라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딱히 온도를 낮춰줄 생각은 없다. 강하게 자라야지 얘들아.

 

키우고있는 아델라 잎의 길이는 15센치정도 된다. 반대쪽까지 합친 총 길이는 30센치 정도로 끈끈이치고 거대하다. 아델라는 점액질이 크고 반짝여 벌레 없는 테라리움에 키우면 아주 예쁘다. 테라리움에 넣어 키우려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면 아델라의 총 길이를 생각하여 그보다 큰 공간에 심는 걸 추천한다.   

아델라하면 키우기 쉽고, 크고, 잘먹는 장점(?)외에 번식이 매우 쉽다는 점이다. 특히 잎꽂이의 성공률은 3000%에 가깝다. 잎은 위 사진처럼 잎을 대충 잘라주면된다. 자를때 핑쿠 전지가위로 자르면 감성이 폭발한다. 아주 상남자의 색이랄까? 나의 거친 손길로 인정사정없이 잘라준다. 사카겐의 전지가위로 엄청난 성능을 자랑한다.

잎꽂이를 어디에 할까 고민하다 애기 끈끈이 방에 잠시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잎을 그냥 흙위에 올려두는 것보다 흙을 살짝 파내어 잎을 심는다는 생각으로 흙속에 밀어넣어주어 잎이 흙에서 수분을 계속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한다.

내 경우 가운데 부분을 흙에 밀착 시킨 후 양 끝부분을 한번 더 흙으로 덮어준다. 뭔가 더 신박한 잎꽂이 기술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게 끝이다. 항상 축축한 상태만 유지시켜줘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식충이 매니아들에게 저면관수는 기본 옵션이기에 별로 신경쓸 사항은 아닐테지만, 식충이 입문자분들은 끈끈이는 '일단 저면관수'라는 공식을 외워두자. 

 

한달 전쯤 미리 잎꽂이 해두었던 것의 현재 모습이다. 흙속에 잠겨있는 부분에서 새싹이 마구마구 생겨나며, 크고 건강한 잎으로 잎꽂이가 되었을 경우에 새싹도 처음부터 크고 건강하게 자라난다. 잎 하나에서 적게는 10촉, 많게는 30촉 정도가 자라나기 때문에 마구 번식시켜 키우는 맛이 있는 놈이다.

 

아델라의 꽃이다. 코딱지보다 작은 꽃들이 줄이어 피어난다. 끈끈이주걱의 꽃대는 상당히 우아한 형태이다. 처음부터 꽃대의 끝부분까지 순차적으로 꽃이 피는데, 다른 끈끈이들과는 달리 꽃이 피어있는 시간이 길다. 작은 꽃이지만 단단한 꽃잎 덕분에 형태가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 자가수정이 안되어 매일 면봉으로 귓밥을 파내듯 인공수정을 시키고 있지만 제대로된 씨가 열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