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단편소설

(29) 그 친구_이미상

우아한책장 2021. 1. 2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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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소개: 이미상

 

 

1982년생. 2018년 웹진 비유에 하긴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2019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첫 발표작인 하긴은 딸의 대입에 투신한 민주화운동 세대 아버지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묘사하면서 입시제도의 모순, 중산층 가정의 도덕적 허위 등을 개성 있는 문체로 드러내는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문학평론가 권희철은 데뷔작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는 작가가 이런 정도로 힘있는 소설을 써낸 것이 놀랍다는 평을 남겼다.

 

 

 

2. 등장인물

 

1) 규(40대 후반~50대 초반 추정)

 

NGO 간사, 기자인 남편 과 보미나래, 한울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가정에 소홀하며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과 갈등을 겪고 있다. 영화 모임의 멤버인 지경과 남편의 섹스동영상을 본 뒤 귀촌한 오지를 찾아가 그 곳에서 여름을 보낸다. 현실에 발 붙이지 못하는 지경과 떠나버린 오지를 모두 알고 있는 인물이다. 오지가 견고한 호모소셜에 밀려난 희생자라면 규는 여성 혐오가 체화된 운동권 남성의 모순에 희생된 인물로 그려진다.

 

 

2) 최숙현(40대 후반~50대 초반 추정)

 

작품에서는 오지라는 인물로 불린다. 오지는 동년배 남성들에 떠밀려 산과 바다로 이주한

운동권 여성들을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현실에 발 붙인 규와 달리 오지는 귀촌을 택했다. 오지는 이러한 현상을 탈주나 추방이라 말한다. 여성 혐오와 억압의 시대를 견뎌냈지만 끝내 주류에 들지 못한 운동권 여성의 현실을 드러내는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3) 지경(40대 중반~후반 추정)

 

영화 모임 멤버. 규의 남편인 과 내연관계를 맺고 있다. 한때 모임 중독자로 불리며 스무개가 넘는 모임에 참가했다. 현재는 전부 추방당하고 영화 모임에만 들어가 있다. 과거 오지와의 갈등을 겪었으며 현재는 규와 마찰을 겪고 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떠도는 인물로 현실에 발 붙이지 못한다.

 

 

40 김(40대 후반~50대 초반 추정)

 

기자. ‘의 남편. 386 운동권 멤버. , 오지와는 야학에서 만나 모임이 깨질때까지 함께했다. 여성 혐오가 체화된 기득권 남성의 전형. 주류에서 밀려난 를 무시하면서도 앞에서는 그 친구라는 호칭으로 부른다.

 

 

3. 줄거리

 

규는 기자인 남편 과 보미나래, 한울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중년 여성이다. 규는 남편과 영화 모임 멤버 지경의 섹스동영상을 보게 되고 도피하듯 오지에게 내려간다. 오지는 규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경과 겪었던 갈등을 떠올린다. 호모소셜에 끼지 못하고 주류에서 밀려난 오지는 자격지심과 열등감으로 인해 지경을 몰아세웠고 끝내 모임에서 밀어냈다.

오지는 결국 자리를 잡지 못했고 자신처럼 산으로 이주한 많은 오지들을 생각한다. 그들이 빠져나간 모임은 주류에 있던 남성들로 다시 채워졌다. 한편 규는 여름이 끝날 무렵 지경을 만난다. 적의를 드러내며 지경을 공격하려던 규는 지경을 동정하게 되고 자신이 뱉어놓은 악의가 자신에게 돌아올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규는 지경에게 영화의 밤 모임을 그만두지 말라고 말한다. 지경과 헤어진 후 규는 영화의 밤 모임을 떠올리며 지경과 자신이 한 모임에 나가게 되었을 때 벌어질 일을 상상한다. 그러나 결국 추문에 희생될 이들을 김이 아니라 자신과 지경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4. 토론 거리

 

1: 이 작품은 남편의 섹스동영상을 본 규가 오지와 만나 지경의 일과 과거를 회상하는 것을 베이스로 합니다. 그러나 작품은 지경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고 지경의 서사가 중간 중간 삽입되어 시간적 순서를 모호하게 만듭니다. 과거와 현재가 어지럽게 교차된 이러한 전개 방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는지,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러한 방식을 선택했는지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2: 294page-사과 나무 아래에서 너를 볼 때~나도 그냥 그런거에요. 이 부분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모호했습니다. 지경의 대사와 그로 인해 규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3: 386 운동권 남성들의 여성 혐오는 오래전부터 실존해왔던 뿌리깊은 문제였습니다. 시대에 맞서 싸우고 억압을 견뎌낸 주체를 남성으로, 그들을 서포트하고 지지하는 대상은 여성으로 한정하는 풍조가 만연했고 그 과정에서 여성의 이름은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억압은 시대를 지나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체적인 개인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부차적인 대상으로 전락해야 했던 여성들과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으면 합니다. 또한 이와 같은 문제를 다룬 작품들을 나누고 이 친구와 비교, 분석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page 287-오지가 지경을 밀치고 남성들이 달려 내려가는 장면은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모소셜 안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남성성을 학습하고 같은 여성을 밀어내는 불편한 모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