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단편소설

(28) 우리가 핸들을 잡을때 _조우리

우아한책장 2021. 1. 2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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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 소개: 조우리

 

1987년생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005년 대산청소년문학상 교차로로 금상, 2011년 대산대학문학상 개 다섯 마리의 밤이 당선되어 등단. 경장편 소설 라스트 러브가 있다.

조우리는 소설가 천희란, 차현지와 함께 여성소설가팀 왓에버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페미니즘 비평집 문학은 위험하다를 읽고 여성 작가들이 서로를 응원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북토크, 릴레이 리뷰 등 활동을 하고 있다.

 

2. 등장 인물

 

윤주 : 운주시()에서 상미와 함께 살다 운전 문제로 다투고 서울에 있는 엄마 집으로올라옴, 서울에 살 때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취미 미술 수업을 했으나 운주시에 내려온 후로는 온종일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것이 전부. 엄마와 금자이모와 함께 각기 다른 이유로 운전 연수를 받게 됨.

 

명숙 : 윤주의 엄마. 일주일에 서너번씩 입주 청소를 하러 다니며 일솜씨가 좋아 남들보다 일당을 더 받음. 금자씨는 인력사무소에 보내주는 보조로 처음 만나고, 처음엔 낯을 많이 가리는 금자씨를 피곤하게 되었다고 손이 빠르고 눈이 밝은 금자씨를 이내 맘에 들어함.

 

금자 : 마흔 살 중국 출신 한국 국적이며 입주 청소 보조로 윤주의 엄마를 처음 만남. 한국 남자와 결혼해서 2년 만에 이혼했으며 현재는 한국 대학으로 유학 온 조카를 돌봐주며 생활비를 받고 있음. 명숙에게 마라탕 소스 등을 자주 챙겨줌.

상미 : 윤주의 친구. 운주시로 인사발령을 받고 나서 중고차를 사고 운전해서 출퇴근을 함. 운전석에 앉을 때마다 경건한 의식을 치르는 사람처럼 같은 동작을 한 번도 빠짐없이 반복하고 예민해짐. 어느 일요일, 윤주의 채근에 어떤 카페를 가려다 비보호좌회전을 못하고 결국 윤주에게 감정을 상함

 

3. 줄거리

 

각자 다른 이유로 운전의 필요성을 느낀 세 사람이 운전연수를 받으며 일어나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됨.(엄마는 최실장 때문에, 금자 씨는 혼자 있고 싶어서, 윤주는 혼자 있기 싫어서) 교외로 운전 연수를 나갔고 운전 강사는 백발의 예의바른 남자였음, 운전 연수는 금자 씨가 배가 아파 화장실에서 늦게 돌아오기 전까지는 문제 없이 진행됨. 서울로 다시 돌아올 때 금자 씨가 운전석에 앉았는데, 이미 화가 난 운전강사는 사사건건 금자 씨에게 시비를 검. 결국 금자 씨의 가방에서 마라탕 소스를 담은 통의 뚜껑이 열려 냄새가 나는데, 운전강사는 욕을 하며 화를 냄. 금자 씨는 학원에 도착하며 다 배상하겠다면서도 욕을 한 것에 대해 당당하게 사과를 요구함. 학원에 도착해서 금자 씨의 녹음 덕분에 운전강사를 사과를 하게 되고, 엄마와 금자 씨는 하루 치 수강료와 내부 세차비를 제외하고 환불받지만 같은 학원을 등록을 함.

 

4. 토론 거리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여성이며, 그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무시당하는 모습들이 잘 그려지고 있어서 페미니즘 소설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넓게 보면 어떤 연대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 연대를 도모하는 당사자가 여성이든, 혹은 소수자든 그것은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서로 손을 맞잡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셨나요? (p361 혼자서만 애쓰면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이잖아. 어렵고 힘든 일이잖아.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번갈아 핸들을 잡는 게 아닐까.)

마라탕, 중국 태생의 여자 등 이국적인 인물이 차별당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인력사무소 최실장이 엄마에게는 아무 말도 못하면서, 금자 씨는 차 안에서 아무 소리도 못 내게 하는 모습이나 예의바르던 운전강사가 금자 씨가 화장실에게 늦게 왔다는 이유로 짜증을 내고, 또 마라탕 소스 냄새 때문에 험하게 욕을 하는 모습 등이 인간 내면의 어떤 이중적인 모습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론 타인에 대한 차별의 모습을 너무 기계적으로 소설 속에서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소설 첫 장면에서 마라탕이 등장한다거나, 중국 태생의 금자 씨에게만 차별하는 모습 등, 다른 분들은 어떠셨나요?

금자 씨의 이야기 중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2년 만에 이혼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약간 작위적인 느낌이 있었습니다. 소설 내에서 꼭 필요한 이야기인가 싶기도 했구요. 특히 남자가 동전이 왜 필요하냐며 카운터에서 돈을 받아오는 모습에서 금자 씨가 그 남자에게 가졌던 어떤 환상이 깨지고 이면을 보게된 것 같은데, 그게 소설 속에서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윤주, 엄마, 금자에게 있어 운전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개인적으로 운전이라는 행위 자체가 인격체로서의 독립을 나타낸다고 생각했습니다. 차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는 행위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개인적으로 윤주라는 인물이 약간은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운전강사의 불합리한 태도에 차안에서 담배를 피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유일한 저항으로 느껴졌고, 반대로 금자씨나 엄마가 훨씬 주도적인 인물로 느껴졌습니다. 이런 구조가 한편으론 전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억센 중년의 여성의 일반적인 모습이랄까? 왜 윤주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못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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