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단편소설

(23) 계시, 꽃_고진권

우아한책장 2021. 1. 28. 21:02
반응형

1. 작가 소개: 고진권

 

2014광배근으로 제2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우수상 수상 (수상 인명 구조 훈련을 열흘 정도 받고 그때의 경험으로 쓴 첫 번째 단편소설이 이 작품인 것으로 보임.) 2017년 문학동네 신인상 소설 부문 수상. 홍익대학교 불문과 졸업, 대학원 미학과 진학했으나 그만두었으며 현재까지 퍼스널 트레이너로 근무 중(인지는 확실치 않음.) 첫 단편 광배근에 등장하는 요한은 발표하는 작품의 중심인물로 반복, 변주되는 특징을 보임

(https://blog.naver.com/munhakdongne/221105432082)

 

2. 토론거리

 

1)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면(불문과 졸업, 미학과 대학원 중도포기) 플라톤, 칸트, 헤겔 등 유명 철학자에 영향을 받았으며 그들의 사상에 깊게 천착하여 작품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작가는 문학동네 신인상 당선작 희만에 등장하는 요한이라는 인물을 플라톤이 이 시대에 다시 태어난다면 어떨까 상상해서 만들어냈다고 하는데, ‘요한이라는 인물을 반복, 변주하는 작가의 특성을 비추어보면 계시, 에 등장하는 요한역시 어떤 철학자의 사상을 기반으로 창조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계시, 에서의 요한은 몸을 키우는 경험을 통해 자기를 알게 되고 소설을 읽음으로써 점점 자기에서 자유로워집니다. 그러면서 더 자유로운 것이 더 아름다웠다고 말합니다. 역사는 이성적인 절대 정신(이성)의 자기실현 과정이며 이성의 본질인 자유를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헤겔의 사상과 비슷한 것으로 보이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특히 반복해서 등장하는 더 자유로운 것이 더 아름다웠다.’, 이 문장의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2) 저는 요한이라는 인물이 고진권 작가 본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소설은 작가가 소설가로 성장한 일대기를 그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요한은 어린 시절부터 책을 읽는 것에 대해 자부를 느끼는 모습을 보이고 결국 소설의 결말 부분에 요한의 삶을 알기 위해서는 그것을 언어화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작가는 진정한 자유는 소설을 쓰는 것임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더불어 소설에는 박경리의 토지’, 조정래의 아리랑’,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등 다양한 작품들이 언급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론 고진권 작가 본인이 소설가로 성장하는데 영향을 준 작품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네요.

 

3) 요한의 가족들은 요한과 전혀 다른 인물로 묘사됩니다. 엄마 정애는 남편과 자식들을 자기의 외로움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 또 자기 자신을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여깁니다. 아빠 희만 역시 자식을 패()로 여기는 인물입니다. 반면 요한은 자기를 수단으로 삼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자기를 목적으로 여깁니다. 그러면서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묻습니다. 소설 결말에서도 사람은 비로소 요한의 목적이 된다고 말합니다. 작가는 타인에 대한 이해, 교감 없는 피상적인 인간관계(필요에 의해 만들어진)에 대해, 그리고 인간관계를 통해 비로소 자신이 추구하는 자유의 삶이 완성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4) 누나 은미의 눈물과 요한의 눈물은 어떤 의미일까요? 남의 인정에 목말라한 은미는 늘 자기의 처지를 요한과 비교합니다. 요한에게 욕설을 퍼붓고 엄마 정애가 요한에게 험한 말을 하길 바라면서도 요한의 무대를 보고 눈물을 흘립니다. 요한에게 죄책감도 가지고 있었던 은미 입장에서는 미안한 감정의 표현이었을까요? 요한은 대학가요제 3차 예선에서 심사위원과 관객들의 엄청난 환호와 박수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립니다. 5)번 질문과 연계되어 있는데 저는 타인에게 인정받은 요한의 벅찬 감정과 함께 그런 모든 것들이 다 부질없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봤습니다만,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5) 4)번 질문, 요한의 눈물의 의미와 연계되어 있는 질문이긴 한데, 소설에서 요한은 자기에 대한 평가의 기준을 자기의 내부에 갖고자 노력하는 인물, 남의 평가에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소설에 나타나는 요한의 행동을 보면 오히려 누나 은미보다 타인의 인정을 더 갈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설책을 읽는 자신을 또래 친구들과 다르다고 여기는 모습, 자신이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의식해 노래 연습하는 모습 등. 이런 모습들이 요한이 처음에 지향했던 아름다움, ‘대범함과 강인함으로 봐야할까요? 그렇다면 3차 예선에서 요한이 흘린 눈물은 그것에서 자유로워지는 걸 의미한다고 봐야할까요?

 

6) 소설 속 요한이라는 인물에 투영된 고진권 작가는 마치 울분에 가득 차 그것을 분출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문학동네 신인상 수상 당시 소설이라는 지푸라기를 붙잡고 무언가를 쏟아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다는 심사평을 듣기도 했다는데, 여러분도 혹시 그런 느낌을 받으셨나요? 그랬다면 고진권 작가가 소설을 통해 쏟아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소설 속 요한의 가정환경과 연관이 있는 건 아닌지.) 문학동네 신인상 당선작 희만을 분석한 글 중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희만’(요한의 아버지)이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고 요한은 그것을 라고 생각했다. 가장은 가장으로서 의무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요한의 생각이다. 의무는 의무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천되어야 하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인간은 요한에게 악인으로 치부될 뿐이다. 문제는 옳음/그름의 인간 요한에 비해 희만은 좋음/나쁨의 인간이고...(후략) 개인적으론 작가의 작품세계에 가족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느껴집니다.

'책을 읽다 > 단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 연수_ 장류진  (0) 2021.01.28
(24) 언두_성해나  (0) 2021.01.28
(22) 철의 사랑_김숨  (1) 2021.01.28
(21) 뼈의 중량 - 편혜영  (0) 2021.01.28
(20)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_ 김금희  (0) 2021.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