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단편소설

(12) 그런 생활_ 김봉곤

우아한책장 2020. 5. 16. 23:14
반응형

2020 젊은 작가상

 

1. 작가소개: 김봉곤

 

1985년 진해에서 태어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와 동대학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다.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AUTO]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 줄거리

 

 동거를 시작하기 전, 애인의 단발성 외도를 알게 되고 갈등하던 봉곤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애인과 동거를 하게 된다. 그 사이에 엄마는 봉곤이 게이임을 알게 된다. 애인과 동거하게 된 이야기와 아들이 게이임을 받아들이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의 '찰나'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3. 감상

 

이 소설이 이렇게 까지 유명한 소설이 될줄을 작가도 몰랐을 것이다. 메타소설을 표방한 작가로 자신의 이야기를 주로 해오던 김봉곤작가는 이 소설의 일부 대사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학계를 떠날 위기에 처했다. 평소에서 소설 속의 작가 이름이나 주변 인물들이 실존인물이라는 의심이 있었지만 이번을 통해서 자신의 일상을 소설로 써왔다는 것이 확실하게 된 것이다.

 

이 소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런생활'들 속에서 반목하고 갈등하고 이해하는 삶의 일상성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김봉곤 주특기인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이 소설에는 두가지 종류의 사랑이 있다. 어머니와 봉곤, 그리고 애인과 봉곤 사이의 사랑이다.

 

"봉곤아, 하고 내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는 사람들을 생각나게 했다.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나는 옅게 자주 슬프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멀어짐을 느낄 때마다 어째서인지 나는 조금씩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만 같다. 그럴때면 몹시 두려워지지만, 그건 아직은 일시적, 이라고 마음을 고쳐 먹는다"

 

라는 구절에서 사랑이 갖는 한없이 친밀한 느낌, 그리고 그것이 멀어지고 부서질 것 같은 공포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행위. 이런 사랑의 불완전한 속성에 대해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잘 잡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말하고 싶지만,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해당 구절을 통해 '이해할 수없지만 받아들이게 되는 어떤 '사랑'의 방식'을 생각하게 되었다.

 

* 메타소설:  메타소설은 기존의  소설 양식에 '반()하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20세기 소설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즉, 소설 속에 소설 제작의 과정 자체를 노출시키는 것인데, 메타소설은 이처럼 소설 창작의 실제를 통하여 소설의 이론을 탐구하는 자의식적 경향의 소설들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는 소설의 낡은 관습을 파괴하고 새로운 창조적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4. 문장수집

설득하고 부탁하고 약속 받아내는거, 그거 니가 이미 용서한다는 거다.
우리가 그 옷을 살 돈이 없기도 하지만, 그건 네가 그 옷을 입어본 적이 없어서일 수도 있잖아. 그게 좋은건은 나쁜 건지 모르는 거잖아. 우리의 소박함을 그린 식으로 정신 승리 하지는 말자. 그게 더 비참해.
모든 것을 말하고싶지만,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는 사람들을 생각나게 했다.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나는 옅게 자주 슬프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멀어짐을 느낄 때마다 어째서인지 나는 조금씩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만 같다. 그럴떄면 몹시 두려워지지만, 그건 아직은 일시적, 이라고 마음을 고쳐 먹는다.
글을 쓰는 동안에도 쓰지 않는 동안에도 나는 그런 글을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했고, 그런 생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