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단편소설

(41) 골드러쉬_서수진

우아한책장 2022. 8. 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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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젊은작가수상작

 

1. 작가소개: 서수진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2020코리안 티처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코리안 티처, 골드러시등이 있다. 현재 호주 시드니에 살면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면 영주권 문제로 1~3년 정도 후에 한국으로 귀국할 계획이라고 한다.

 

2.  등장인물

 

- 진우 : 일식당 헤드셰프로 일하며 사장으로부터 457 비자 지원을 약속받지만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배우자인 서인이 457 비자를 받게 받고 본인은 파트너 비자를 받는다. 서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지만 비자 문제로 인해 서인에게 호주에 남아달라고 부탁한다.

- 서인 : 진우 대신 457 비자를 받게 되지만 일에만 바쁜 진우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고 22살 남자애와 바람을 핀다. 결혼 7주년을 맞아 진우와 상의 없이 골드러시 체험 여행 상품을 예약한다.

 

3. 줄거리

 

두 사람은 결혼 7주년을 맞아 골드러시 체험 여행을 떠난다. 출발하는 길에 다리가 다친 캥거루를 만나고 서인이 신고하겠다고 하지만 진우는 무시한다. 여행 기간 내내 진우는 서인에게 냉담하다. 진우는 서인의 외도에 대한 감정이 여전하고 서인은 진우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여행 내내 노력하지만 지하 금광에서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고 실수를 한 진우를 경멸하듯 쳐다본다. 결국 진우는 주머니 속 오팔 반지를 서인에게 건네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딪힌 캥거루를 잔인하게 죽여 버린다.

 

4. 감상평

 

 삶에는 관성이라는 것이 있다. 끝났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어제와 이어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다. 서인과 진우는 처음은 비자문제로 불가피하게 함께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진우는 이미 그들의 관계에 더 이상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종지부를 찍지 않고 방치한다. 어쩌면 이것은 그들이 꿈꿔왔던 꿈에 대한 미련일 수 있다고도 보여진다. 서인은 장기주택자금을 대출받고 정원을 가꾸는 등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진우의 마음은 굳게 닫힌후이다.  

 처음에 소설의 도입부에서 서인과 진우는 로드킬을 당한 캥거루를 길에  그냥 방치한다. 여기서 캥거루는 지금까지의 둘의 관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끝나버린 관계를 ‘방치’한 채로 7년을 지내온 둘은 곧 ‘딩고와 까마귀에게 산 채로 뜯어먹히게 될’  캥거루와도 같은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여기서 서인은 캥거루를 구조하고 싶어 하지만 진우는 이를 무시한다.마지막에 진우가 캥거루를 죽이는 장면은 이런 그들의 관계가 결국은 끝을 맞이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빛나는 순간. 진우는 그들이 늘 그것을 기다려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에게 절대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P235

골드러시는 이미 1) 꿈을 찾아서 떠나는 여정과 2) 이미 끝나버린 역사라는 뜻의 두가지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인과 진우의 관계 역시 골드러시처럼 ‘꿈’을 찾아 떠난 여정이었고 이제는 끝나버려 관광 상품으로 추억되는 역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둘이 ‘이별여행’으로 이 골드러쉬 관광상품을 선택하게 한 설정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