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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이태원 Storage 스며드는 빛(Pervasive Light): 뉴욕 MoMA 미디어&퍼포먼스 컬렉션

우아한책장 2022. 8. 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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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 들렀다  현대카드 Storage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며드는 빛(Pervasive Light) 전시를 관람하고 왔다. 평일 낮이라 사람이 없어서 온전하게 작품을 관람하고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 화요일-토요일 12:00 ~ 21:00/ 일요일ᆞ공휴일 12:00 ~ 18:00

기간: 2022.06.10.(금) ~ 2022.09.25.(일)

장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48 B2 (현대카드 스토리지)

관람료: 일반 5,000원, 중고생 4,000원 (현대카드 결제 시 20% 즉시 할인)

 

이번 전시에서는 MoMA가 소장하고 있는 미디어와 퍼포먼스 아트 분야 작가 5인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 마틴 심스(Martine Syms), 아메리칸 아티스트(American Artist), 산드라 무징가(Sandra Mujinga)의 영상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미디어와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기술 그 자체를 혁신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인의 시각적 경험은 물론 사회 전반영향을 미치고 있다. 

 

1. 마틴 심스(Martine Syms, American, b.1988)

 

마틴 심스는 LA 출신의 작가로 2007년 시카고로 이주하여 미술을 공부한 후, 예일대학교 및 캘리포니아 예술대학(CalArts), 뉴욕 MoMA에서 강연을 하며, 인종과 젠더에 대한 에세이를 출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출판과 비디오와 퍼포먼스, 설치 등의 다양한 장르를 활용하여 흑인 문화, 페미니즘, 언어 등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455) Martine Syms | HOW TO SEE Projects 106 with Martine Syms - YouTube

대중문화를 차용한 200개의 영상조각들이 무작위로 재생되는데 그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미국흑인의 대중문화적 단면을 보여줌으로써 '흑인성'이라는 이미지가 매체를 통해 어떻게 형성되고 지속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북미 흑인 역사에서 ‘교훈(lessons)’처럼 전해 내려오는 전통들을 다룬 케빈 영(Kevin Young)의 저서 'The Grey Album: On the Blackness of Blackness (2012)' 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2. 아메리칸 아티스트(American Artist)

 

 

American Artist는 뉴미디어, 비디오, 설치 및 글쓰기 작업을하는 현대 예술가로  "미국 예술가"라는 용어의 정의를 다시 맥락화하기 위해 2013 년에 합법적으로 이름을 American Artist로 변경하였다. 

 

<2015>는 뉴욕 경찰 당국이 치안 예측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일선 경찰국에 처음 도입한 연도인 2015년을 의미한다. 사건이 발생되기 전에 경찰관을 고위험 범죄 구역으로 선제적으로 파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AI 프로그램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일견 중립적으로 보이는 이 프로그램은  데이터가 과거를 기반으로 하기에 본질적으로 편향적일 수 밖에 없다. 이따금씩 시끄럽게 울리는 사이렌 소리와 ‘범죄 저지 완료(CRIME DETERRED)’ 라는 메시지는 특정 지역과 그 지역민들을 이미 범죄 카테고리에 포함시킴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기술이 오래된 인종 차별적인 치안 관행을 더욱 강화시키는 사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3.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German, 1944-2014)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장 뤽 고다르의 영향을 깊이 받은 파로키는 1966년부터 1968년까지 독일 영화 및 텔레비전 아카데미 베를린(dffb)에서 공부했다. 약 50여년 동안 10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주로 이미지와 노동의 생산에 관한 정치적 에세이 성격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1993년부터 1999년까지 Farocki는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이후 비엔나 미술 아카데미의 교수가 되었다. 그는 2014년 7월 30일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2000년대 초반에 제작된 <눈/기계(Eye/Machine)>(2001-3) 시리즈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군사 감시와 정찰의 새로운 기술을 보여주면서, 이것이 의료용 카메라,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등 민간인의 삶에 어떻게 침투했는가를 다룬다.

 

 카메라의 렌즈는 이른바 '스마트 폭탄'에 장착되어 전쟁의 증인으로서 인간의 눈을 대신한다. 현대의 군사기술은 더 이상 인간의 지능으로만 가능하지 않으며, 기계의 지능이 추가되었다.  이처럼 파로키는 기계의 시각과 이미지가 오늘날 우리 사회를 작동시키는 일부로서 존재하고 기능함을 강조한다. 

 

 

4. 산드라 무징가(Sandra Mujinga, 1989)

 

산드라 무징가는 노르웨이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콩고 출신 아티스트겸 음악가로 영상, 설치, 패션디자인,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장르를 융합한 멀티미디어 작업을 선보인다. 그녀는 감시와 통제의 사회 속에서 타의적으로 조정되는 가시성과 이미지 정치 사이를 탐구함으로써 개인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들을 주제로 작업한다. 

 

 

 

5.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 1974)

 

 

미국 작가이자 지리학자로 사진, 조각,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주로 작업한다. 그는 대중 감시, 군사 산업단지 그리고 현대 사회를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체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예술과 지리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의미한 담론을 탐색한다. Paglen은 1998년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종교학 학사 학위를, 2002년에는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스쿨에서 M.F.A. 학위를,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2008년에는 지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Behind These Glorious Times!>는 인공지능 네트워크가 사물, 얼굴, 몸짓, 표정을 볼수 있게 훈련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프로그래밍 시 실제로 사용되는 속도대로 방대한 훈련 라이브러리에서 고른 수 백장의 이미지들이다. 

 

영상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AI가 사진을 해석하기 위해 이미지를 가장 기본적인 구성요소인 선, 픽셀, 회색으로 나누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인간이 선정하고 분류한 이미지를 교육시킴으로써 기계에 편견을 코드화 하고 있으며 동시에 인간이 없어도 방대한 디지털 이미지들은 기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트레버 페글렌의 작품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무작위적인 이미지들이 빠르게 움직이며 픽셀, 선 회색으로 점멸해과는 과정은 섬뜩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5명의 작가를 중점적으로 다룸으로써 작품을 천천히 깊게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추천!